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국내에 소개한 적이 없는 미전입니다. 이번에 괜찮은 차품을 발굴하여 소개합니다.

원래 미전은 차말 형태의 홍차를 강하게 긴압하여 만드는 전차입니다. 쌀알처럼 조그만 입자를 긴압해서 만드는 것이라 미전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외형으로 보면 흑차류에 속할 것 같지만 실제 차종은 홍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흑차미전은 홍차라고 하기엔 좀 거리가 있고, 흑차라고 부르면 실제와 더 부합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흑차미전입니다.

2017년에 출시되었습니다.

안에는 한 겹 더 포장되어 있습니다.

미전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외관입니다. 강하게 긴압하기때문에 차의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것은 호남 안화의 백사계차창에서 만든 미전입니다. 원래 미전은 호북성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주로 유목민족이 많이 소비하는 편이고, 유럽, 몽골 등으로 수출도 많이 합니다.

매끈한 뒷면입니다.

이 차는 긴압이 매우 단단하기때문에 흑차 전용 차가위를 사용해서 자르면 편합니다.

투차량을 좀 많이 해서 우려보겠습니다. 흑차류는 보이차나 오룡차보다 투차량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예상했던 대로 아주 독특한 맛과 향입니다. 홍차 느낌도 좀 있고, 흑차 느낌도 있습니다. 뭔가 오묘한 느낌인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차가 세월의 세례를 좀 받으면 꽤 좋은 맛이 날 거라는 점입니다. 차를 오래 다루다보면 뭔가 감이 올 때가 있는데, 이 차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차입니다. 지금 마시는 것보다는 적어도 10년 정도 묵히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도 발효도가 좀 높은 편인데 좀더 묵히게 되면 후발효도 진행이 되고 맛과 향도 부드러워집니다. 잘 보관하면 홍차와 흑차의 장점을 모두 갖춘 좋은 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엽저는 차말 형태의 원료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미전차는19세기 때부터 이런 원료로 만드는 차였고, 지금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