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광동의 홍차 영홍구호英紅九號입니다. 중국 홍차 중에 삼대명차라고 하면 대개 기문홍차, 전홍(운남홍차), 정산소종(무이산홍차)을 꼽습니다. 그러나 광동에서는 그런 거 잘 모릅니다. 대신 영덕에서 나는 영홍구호라는 홍차를 알아줍니다. 물론 자기네 지역에서 나는 차라서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차품이 안 좋다면 아무리 띄워주려해도 안 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영홍구호는 일단 차품이 우수한데다 전체 생산량이 많습니다. 수출량도 중국홍차 중에서는 가장 많다고 합니다. 중국내 소비는 광동에서 많이 되는데, 주로 고급차는 국내에서 소비되고 저렴한 것이 수출됩니다. 제가 얼마 전에 광동 영덕시의 홍차 전문 차창인 영덕명차창을 다녀왔습니다. 그때 차품도 맘에 들고 가격도 좋아서 수입을 결심했습니다. 특히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과학적으로 잘 관리되는 다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국내에 영홍구호 홍차를 수입하는 것은 이번에 제가 하는 것이 처음입니다. 중국에서 서서히 지평을 넓혀가는 대단히 우수한 홍차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차통에 50g씩 담았습니다.

차품에 걸맞는 무난한 차통인 것 같습니다. 포장만 봐도 중국홍차의 특징을 보여주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영덕명차창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차창 안의 전자동 제조설비입니다.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을 뿐 사람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차창의 규모가 상당합니다.

다원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큽니다. 영홍구호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찻잎은 운남의 대엽종 차나무 품종을 광동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개량한 차나무 잎입니다.

우리 개념으로 보면 대략 두물차 정도 되는 차품입니다. 첫물차는 너무 비싸서 대량으로 수입하기가 힘듭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대단히 우수합니다.

8.1g을 우려봅니다. 개완이 커서 보이차를 우릴 때에는 대개 10g을 우립니다만, 이 홍차는 그렇게 하면 너무 진해집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너무 잘 우러나서 15포까지 우려도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국내의 홍차매니아가 가성비에 감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특한 향기와 맛은 국내 차인이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선사할 겁니다. 좋은 홍차의 기본조건이라고 할 부드러운 단맛, 달달한 차향이 매우 좋습니다. 청신한 듯 하면서 농염함도 느껴지는 복합적인 향미입니다. 영홍구호 차나무는 원래 운남의 대엽종 차나무를 가져다 개량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랜 연구와 개량을 통해 지금의 영홍구호가 탄생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차맛을 보면 운남 전홍과 비슷한 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전홍을 마실 때 느끼는 삶은 고구마 향기와 비슷한 향이 납니다. 마치 전홍이 밤고구마같은 향이라면 영홍구호는 물고구마같은, 약간 연한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될 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비슷한 계열의 향이 납니다.

이 차를 우릴 때 거름망을 되도록 안 쓰면 좋습니다. 저는 시음기를 쓰느라 거름망을 씁니다만, 중국에서는 요즘 거름망 없이 차를 우리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찻잎에 난 솜털(백호)를 차탕과 같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차에는 그런 솜털이 많습니다.

이 차는 상당히 훌륭한 차품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중국의 홍차입니다. 음용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명성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큰 맘 먹고 수입을 결정했습니다. 회원여러분께 중국 홍차의 다양성을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어린잎이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