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이 차를 소개하려고 준비했습니다. 임창시 영덕현의 차는 생차든 숙차든 차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맹해의 차가 좋다는 것이야 누가 모르겠습니까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에 비해 영덕의 차는 가성비가 높고, 절대적인 차품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맹해 지역의 차창들 중에 영덕의 모료를 가져다 맹해 차와 병배를 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지금 소개하는 차는 영덕의 대표적인 차산 중에 하나인 망폐산忙肺山 원료로 만든 고수경전입니다. 망폐는 '바쁜 폐'라는 뜻인데,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름입니다.

중국어에서 경전經典이라는 말은 우리가 아는 경전의 뜻도 있지만, 일반적인 구어체에서는 약간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행위가 아주 훌륭하여 전범이 될 수 있는 것을 經典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고수경전이라는 이름은 고수차의 표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차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그런 지 한 번 시음해보기로 하지요.

차향이 매우 좋습니다.

백호가 많은 어린잎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두툼하고 튼실한 잎이 많습니다.

10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금황색의 탕색이 맑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포성이 매우 좋습니다. 차기도 좋고 단맛이 특히 많습니다. 회감도 무척 빠르고요. 부드러우면서도 진합니다. 목을 부드럽게 적셔주는 듯한 느낌이 좋습니다. 고저보다는 삽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쓴맛은 별로 없고 약간 떫은 맛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훌륭한 느낌입니다. 고수차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좀 보수적으로 말해서 그보다는 수령이 조금 낮은 것 같습니다. 대략 수령 50~100년 정도의 대수차 위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엽저도 시원시원합니다. 봄차 원료고요. 만져보면 두툼하면서 탄력 있는것이 좋은 차의 조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