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말띠 해를 맞아 기념병을 제작하였습니다. 생차, 숙차 각 2800편씩 한정수량입니다. 제작은 진즉 해놨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제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보이차를 만드는 차창에서는 매년 12지신에 맞는 기념병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띠 해에 만드는 기념병은 대개 馬到成功(하자마자 바로 성공함)이나 馬年吉祥(말띠 해에 길하고 상서로움) 같은 이름을 붙입니다. 맹해차창에서 올해 출시한 영웅준마英雄駿馬는 창의적인 면이 있습니다만, 뜬금없이 말에 영웅이 붙으니 다분히 작위적인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제가 천마행공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말띠 기념병을 만들었습니다.

천마행공이라는 말은 천마가 하늘을 날듯 사상이나 행위가 구속이 없이 자유롭다는 뜻입니다. 글씨나 그림이 표일하고 호방할 때 흔히 천마행공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중국어 회화에서는 '天馬行空, 自由自在'라고 하여 구속됨이 없어 완전 자유로움을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천마행공은 고사성어로서 명나라 유자종劉子鐘의 <序>에 '其所以神化而超出於衆表者，殆猶天馬行空而步?不凡' 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의역하면 대략 '(문장의 표현이) 신화경에 달하여 일반적인 표현을 완전히 뛰어넘으니, 마치 천마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문장의 規模와 법도가 범속하지 않다.' 정도의 뜻입니다.

말띠 해를 맞아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좋은 차입니다. 좋은 원료를 엄선하여 정제하였고, 포장도 많이 신경써서 제작했기 때문에 귀한 분께 선물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매편마다 이렇게 쇼핑백이 있습니다.

하드케이스에 한 편씩 들어갑니다.

빨간 끈은 케이스에서 차를 꺼낼 때 불편하지 말라고 바닥에 깔아주는 용도입니다. 친절한 디자인이죠.

외포장 디자인의 그림도 제가 선택했습니다.

생산일자는 2014년 1월 31일, 즉 설날입니다.

포장을 열면 고급 숙병의 향긋함과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이 차를 만들기 위해 원료의 성분분석을 의뢰해서 결과를 받아왔습니다. 서쌍판납주질량기술감독종합검측중심에서 성분을 분석한 후 발행한 종함검험보고서입니다. 물론 가볍게 합격했습니다. 안 해도 되는데 굳이 이런 검사를 한 이유는 이 차가 국내에 수입되기도 하지만 중국내에서 유통되는 양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입니다.

내표도 좀 신경을 썼지요.

차는 앞뒤가 같고 표리가 동일한 一口料 차입니다. 살면하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사진으로 보다시피 아주 어린잎 위주로 만든 고급 숙병입니다.

궁정급 위주의 모차를 엄선하여 제작했습니다.

8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3, 4포가 좀 진하게 우려졌습니다. 7포까지는 농도가 진하게 나왔고 8포부터 옅어집니다. 그러나 맛과 농도는 큰 차이없이 유지됩니다. 내포성이 좋다는 거지요.

이 차는 포랑산 대수차를 발효시켜 만든 차입니다. 대수차 원료를 숙차로 발효시키는 것은 일반 차창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는 것인데 우리 경운차창에서는 예전에 성세중화를 제작하면서 포랑산대수차를 발효시켜 엄청난 호평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도 매년 대수차를 발효시킨 숙차를 만들어왔습니다.

이 차는 올해 만든 차이지만 실제로 사용한 원료는 09년, 10년, 12년, 13년 모차를 골고루 병배하였습니다. 압병만 올해 했다 뿐이지 실제로는 평균해서 진기 3~4년 정도 되는 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숙차와는 다르게 당장 마셔도 거부감이 없고, 숙향 숙미가 적은 편입니다. 대수차 특유의 회감, 회운이 있고 감칠맛이 특히 좋습니다. 게다가 포랑산대수차답게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갖추었습니다. 찻물에서 힘이 느껴진다는 얘기지요. 지금도 판매하고 있는 성세중화 숙병과 비교해보시면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http://cafe.daum.net/aicha/LN9T/3 ← 클릭하시면 성세중화 시음기를 볼 수 있습니다.

어린잎 위주의 엽저입니다. 궁정급 원료를 많이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