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궁고수차를 제작했습니다. 예전에 제작한 만궁차는 정말 많은 호평을 받았고, 일부는 품절되었습니다. 올해 제작한 것도 차품이 매우 우수합니다. 이번에 제작한 이무지역 3종 차 중에 가장 우수한 차품을 자랑합니다.

올해 제작한 가을고수차는 이무정산교목차, 대칠수고수차, 지금 소해하는 만궁고수차 3종입니다.

만궁은 활시위를 팽팽히 당긴 모습을 뜻합니다. 이무산 정가채에 속한 지역으로 정가채 마을에 가보면 거의 모든 집에서 만궁 고수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간판을 달아놨습니다. 그 중에 진짜 만궁 고수차를 구분해낼 수 있다면 차를 아는 사람입니다.

만궁은 파란색 원에 있습니다. 지금은 정가채에 속하며, 청나라 때에는 고육대차산의 만살산에 속하는 지역입니다. 라오스와 접경하고 있는 아주 편벽한 곳이지만 좋은 차가 나는 곳이라 차업계에서는 떠오르는 스타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해발 1800미터 정도의 고지대로 오토바이를 타고 35분 쯤 올라간 뒤 다시 험한 산길을 45분쯤 걸어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 차는 차향이 엄청납니다. 일반적인 고수차는 결코 따라올 수 없습니다. 가히 고수차 중에서도 귀족에 속하는 극품이라고 하겠습니다. 건차 상태에서 향을 맡아보기만 해도 제 말에 충분히 수긍할 겁니다.

보기에 별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마을입니다만, 만궁고수차가 뜬 후로 각광받는 명산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정가채의 이름은 꽤 높았습니다. 이곳은 이무산의 유명한 차산지 중에서도 산 속 깊숙한 곳에 있어서 접근이 어려운 편에 속합니다. 그래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봄 가을에는 사람이 북적입니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도 이렇게 시음할 수 있습니다.

9.8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달달한 느낌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향이 기분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수차는 단맛이 많고 부드러운데, 이 차는 그런 경지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무산 계열의 고수차가 갖고 있는 우월한 장점이 많습니다만, 이 차에는 뭔가 하나 더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일반적인 이무지역의 고수차가 벌꿀이라면 이 차는 벌꿀 중에서도 가장 고급이라는 토종 동밀冬蜜입니다. 차탕이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확 퍼지는 진한 단맛이 좋습니다. 쓴맛과 떫은 맛은 매우 적으면서 입안 가득 꽉 차는 듯한 바디감이 느껴집니다. 진하면 진한대로, 연하면 연한대로 매력 뿜뿜입니다. 이런 차가 대개 그렇듯 포수를 거듭해도 첨도와 점성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프리미엄급 고수차 중에서도 매우 보기 드문 명품차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애초에 원료가 비싸니 가격이 싸질 수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겠습니다만, 만궁 고수차를 순료로 제작하는 경우가 인세에 몹시 드문 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워낙 고급 청병이라 수량이 많을 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만궁고수차를 한두 편이라도 예약하신다면 결코 후회는 없을 겁니다.

두텁고 부드러우며 탄력있는 고수차의 엽저입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예쁜 엽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