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제작하고 있는 부처님오신날 기념차가 드디어 완성되어 통관 중에 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우리 카페의 회원이신 석보님의 책 '한국의 석등'에 수록된 이미지를 사용하여 외포장지를 디자인했습니다.

사진 속의 멋진 석등은 '보림사 석등'입니다. 한국의 석등 문화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은 2013년에 학연문화사에서 출판된 박경식 著 '한국의 석등'이라는 책을 보시면 됩니다.

매년 병차로 제작하다가 올해는 조금 변화를 주고 싶어서 1kg 전차로 제작해봤습니다.

제법 무게가 나가는 차라서 한 편을 뽀개면 오랫 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대개 좋은 원료로는 병차를 만들고, 그 다음 등급의 원료로는 전차를 만듭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보이차업계의 습관이나 관행에서 자유롭습니다. 아주 좋은 원료로 전차도 만들고 타차도 만들고 미니소타차도 만듭니다.

차향부터 남다릅니다. 상큼하고 단 향이 납니다.

10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첫포에서 강렬한 태양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엽종 쇄청모차의 특징인 태양미가 뭔지 알고 싶다면 이 차를 우려보면 됩니다. 태양미 뒤에는 향긋하면서도 달콤한 차향이 납니다. 차탕을 마셔보면 단맛이 아주 좋습니다. 임창시 영덕현 대설산의 해발 1500미터 이상 고지대에서 채엽한 고수차 첫물차로 제작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대설산 원료로 여러차례 보이차를 제작했는데 이번이 가장 가성비가 높습니다. 향도 좋고 맛은 더 좋습니다. 제 3포에서 살짝 딴 생각하다 진하게 우려졌는데, 이 차탕은 고삽미가 좀 진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는 고삽미가 많지 않은데, 삽미보다는 고미가 좀 더 있는 편입니다. 회감은 엄청 빠르며 첨도 역시 매우 높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포성이 엄청 좋습니다. 8포까지 단맛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달고 시원한 구감이 거의 쾌감 수준입니다. 고수차답게 층차감이 명확합니다. 매포마다 조금씩 다른 맛과 향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제 1포부터 4포까지의 맛과 향이 매포마다 명확하게 달라집니다.

대설산 첫물차의 튼실하고 탄력있는 엽저입니다. 안구정화용 엽저라고 해도 무방하겠네요.